
*픽션입니다
열심히 살았다. 유흥? 도박? 돈없어서 못했다. 모아야하니까. 집에서 지원같은건 기대할수 없으니까, 공부는 못했지만 성인이되고 제대로 쉬지못하고 열심히 일해왔고, 그래 중간이상은 했다. 평범하게 살수 있을것같았다. 돈도 조금씩 모아가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그러다 뭐 이런저런 일들이 생겨 퇴직을 했다.
그리고 퇴직금으로 도박을 했다. 이래저래 말하자면 길고 긴 이야기지만, 정말 짧게 정리된다. 그래, 퇴직금으로 도박을 했다. 뭐 거창한것도 아니고 그냥 온라인 바카라, 스포츠, 미니게임들.
도박을 처음 경험할때 돈을 따는건 행운의여신, 초심자의 행운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그게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도박에 빠져들게되는거니까. 항상 돈을 잃는다면 누가 도박을하겠는가? 돈을 따 본 경험때문에, 놓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소액으로 스트레스나 풀며 여윳돈으로 잘 즐기는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처음엔 바카라, 파워볼 등 각종 게임을 마틴치며 시작했는데 정말 잘 풀렸다. 많은 돈을 도박으로 벌었고, 이게 어렵다는사람들이 이해가 가지않았다. 그림볼줄 모르는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부러지기쉽다는 마틴, 절대 하지말라는 마틴, 그 마틴배팅이 내 기억으로 나는 하루에도 두세번이 부러진다는 7단마틴조차 처음 부러진게 약 1년의 시간이 지나서다. 억세게 운이좋았다. 통장 잔고가 3억이 처음 넘었을때부터는, 내 길이 이길이구나 싶었다.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혹은 인터넷에서 결국엔 부러진다고 그만두라고, 벌었을때 떠나라고 해도 나는 약 3년의 시간을 아무런 일을하지않고 도박만으로 술과 여자에 빠져 살았다.
그리고 결국 부러졌다.
가진 돈 모두와 전세집까지 모두 날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주변에 빚을 지지는 않았다는 것 정도 겠다.
아니, 빚을 질 능력도 없었다, 빚을 질 용기가 없었다는 것이 맞겠다.
나는 원래 기술직이었는데, 무려 3년이상의 시간을 현업에서 떠나있었고 본업에 관심을 끊고 도박과 술, 여자에 빠져 흥청망청 사는동안 현업복귀는 무리인 상태였고, 이때 당시 평택 노가다같은걸 알아보고 있었다. 배달이라도 해야하나, 노가다판을 나가야하나, 뭐 그런 생각들. 미래를 계획하기는 커녕 하루살이가 된 상황. 빚이라도 없으니 뭐라도 하면되겠지, 막연한 생각들.
그렇게 멘탈나간상태로 되는대로 살았다 정확히 뭘했는지조차 기억이 희미하다. 통장 잔고는 이제 백만원 이하, 쿠팡도 가보고, 노가다도 가보고,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통장 잔고가 내 생명이 줄어드는것 같았다.
이대로 그냥 죽으면 편할까. 젠장 돈 잘벌때 진짜 카지노라도 한번 가볼껄 나는 그저 매일 도박, 목표금액 벌면 룸빵, 눈뜨면 도박, 룸빵. 그저 돈벌어다 룸빵에 갖다주는 기계였다
그렇게 방구석에서 김치찌개에 소주한잔 까고있는데 전화가왔다.
내 담당 총판이었다. 형님 왜이렇게 요즘 안오시냐고, 걱정돼서 전화드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나 이제 개털이요, 다 끝났소 죽을까 말까 고민중이오.
“형님 어차피 죽을거면 해외한번 나오실래요? 저 요즘 직원구하는데”
도박쟁이를 뭘 믿고 같이 일하자는건지 이 양반도 참 제정신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순간 내가 잃은 돈으로 인해 이 사람이 얼마를 벌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여기 필리핀인데요, 뭐 이쪽이 아무래도 하는만큼 벌어가는거지 월급같은걸 많이드리지는 못해요 근데 어차피 죽을각오면 뭐라도 못하겠습니까? 한번 넘어오세요 비행기표값은 드릴건데 여기 오시면 그때 드릴게”
뭐, 그래 한번 가보자. 하하 근데 나 여권도없는데..
비행기도 처음타보는데 무작정 떠나고싶어 가겠다고 했다.
내 첫 비행기탑승, 해외 출국.
내 나이 서른넷이었다.